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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크 스튜디오

이불 밖은 위험한 계절의 아이패드 배경화면. 다들 따뜻하게 살아남아 보아요. = 구르미크로부터 ☁️ =

24일 이브 오늘부터 쉽니다. 느지막히 일어나 점심 먹고 해야만 하는 일은 조금 하고, 씻고 백화점에 가서 케잌과 갖고 싶었던 샤넬 향수를 샀다. 샤넬 코코 느와르. 올해를 잘 살아낸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어서 예약해둔 미용실에 가서 펌을 하고 집에 와서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와인도 마시고, 안마의자에 조금 있다가 들어와서 탈리스만 마시면서 아껴뒀던 매트릭스 3를 봤다. 이제 바로 이어서 영화관에서 4편을 보는거야. 두근.. 매트릭스 3를 보고 이런저런 소회를 적어 봤는데 역시 부족한 내 머리로는 이 시리즈를 속속들이 다 이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무한반복 해야지 뭐. 하지만 재미있다! 샤넬 코코 느와르는 시향 첫인상은 시트러스/남자스킨, 그 다음 백화점 냄새/샤넬 특유의 분내였다. 현장..

90년대 낭만 오져버림... 사람들 사는 모습과 90년대 서울 말씨 그리고 당시 PC통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던 영화. (대충 내가 태어날 즈음 촬영되었을 것이다...) 여주인공들이 입체적이고 매우 멋져서 좋은 의미로 놀랐다. 지금 사람들보다 더 저돌적이고 씩씩한 거 같아서 재미있었다. 남주인공들은 속터지고 깝깝했다. 심지어 젊은 안경남과 나이ᄆ..

장마철에 보기 딱인 퍼렇고 먹먹한 영화다. 나는 일본 영화와 홍콩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둘을 딱 섞어 놓은 듯한 영화였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감정선들이 형용할 수 없이 마음에 드는데 스토리라인이 고통스럽고(결말이 좀 어이없었음 어이 수습을 하고 끝내라고) 마음이 아파서 두 번은 못 보겠다. 위샤오헝 개새1끼... 바다와 타이페이에 가고 싶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가장 먼저 여행 갈 곳은 홍콩과 타이페이로 정해두었다. (2020년 7월 27일의 기록)

힐링영화라고 많이 들었는데 정말 그렇다. 이렇게 유해하지 않고 편안하게 기분좋은 영화는 오랜만이었다. 정갈하고 깔끔해서 보고만 있어도 정화되는 느낌이라할까... 일본 원작이라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현지화를 했지만 곳곳에 스며 있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까지 바꿀 순 없었던 것 같다ㅋㅋ 양배추빈대떡은 오코노미야끼, 시골 구석에서 무려 크렘브륄레를 만들어 먹는 중년여성이나, 하루아침에 갑자기 딸을 혼자 두고 떠나버리는 어머니 같은 요소들이 참 일본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카모메 식당이 많이 생각났다. 감독이 달라도 일본 영화에서 약속이나 한 듯 항상 느껴지는 특유의 여백이 좋았다. 정갈하고 근면한 루틴(여기서는 요리)을 통해 마음의 소박함을 회복하는 것도, 시골에 있음에도 도시적 센티..

뭇 인문학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 이름, 칼 마르크스와 그 동지들에 대한 영화입니다. 재미있게 봤다. 젊은 시절 마르크스(이하 맑스)와 엥겔스의 교류와 행보에 대한 내용이다. 이들이 20대 때 어떤 성격이었고, 어떻게 만나 어떻게 교류했으며, 공산당 선언을 발표하기까지 어떤 길을 걸었는지가 군더더기없이 깔끔히 제시되었다고 생각한다. 둘의 우정은 상당히 인상 깊었는데 마치 셜록과 왓슨의 관계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ㅋㅋ 누구에게든 하고 싶은 말은 신랄하게 다 해버리고 마는 맑스를 보면서 저러면 안될 것 같은데 하고 조마조마했는데 그런 괄괄한 맑스를 엥겔스가 침착하게 서포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상적으로 학문적으로 서로 번뜩이는 영감을 끊임없이 주고받고, 가끔 충돌하기도 하지만 보완해가는 둘의 우..